미친 사람

2009/05/16 02:24

“떠나자. 미친 사람들은 미친 짓을 하니깐”

요 몇 일전, 밤새 윈도우를 설치하면서, 컴퓨터가 죽어있으니 과제도 플젝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서,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를 읽었다. 백만년만에 읽은 소설이고, 파울로 코엘료는 처음인데,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대사 하나하나, 행동 하나하나가 공감 가는 부분이 너무나 많았다.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모두.

읽는 내내, 정신병원에서 1년 정도만 지내보고 싶어졌다. 거기에, 정신병원을 이력으로 남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무슨 짓을 하든지 간에, “쟤는 미쳤으니깐”이라고 생각할 테니깐. 사실, 그래서 나는, 평소에 복선을 깔아두는 편이긴 하다. “일부러” 이상한 말과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평소에 그렇게 주변 사람들에게 복선을 깔아두면, 굳이 정상인 척 노력할 필요가 없어서 좋다. 하지만, 때로는 이 정도로는 부족하기도 하다.

정상인가 비정상인가라는 표현도 굉장히 웃긴다. 정상인가 아닌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사회적 관념이나 통념, 문화에 비롯된다. 우리나라에선 정상적인 행동이라도, 어느 지역에선 미친 짓 일수도 있다. 거기에, 시대상도 반영한다. 지금은 미친 짓이라도, 500년 전에는 당연했던 생각/행동들도 있다. 아… 복잡하기 그지 없다. 대체,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이라는 걸까? (나를 포함한) 사람들은 대체 뭘 그리 판단하려 하는 걸까? 어째서 항상 “틀렸다”라고 정의해버리는 걸까.

인간이란, 각자의 세계 안에서 살아가기 마련이라서, 자신의 세계가 무너지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타인의 말이나 행동이 자신의 규범과 많이 다르면, 일단 거부감을 느끼고, 배척하게 된다. 두려움 때문이다. 그런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은 은근히 많다. 나도 딱히 잘 견디는 편은 아니지만, 적어도 나는 내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신경 쓰진 않는다. 아 물론, 피해를 주기 시작하면, 상대방의 세계를 멸망시켜서라도 내 세계는 지켜내지만.

아무튼간에, 내게도 공식적인 기록이 남으면, 더 이상, 정상인인 척 하며 괴롭게 연기할 필요도 없을 것 같은데. 이 명패가 굉장히 땡긴다. 이쯤에서, 병원비가 얼마쯤 하는지 궁금해지기도 하고. 왠지 비쌀 것 같지만… 아, 그런데 뭘 증명해서 입원하지? 베로니카처럼, 수면제를 대량으로 먹을 수도 없고 말야. 죽고 싶은 건 전혀 아닌데, 죽어버리면 안되잖아? 나도 정신분열증 뭐 이런 증세를 좀 연기해봐?

-- 이상한 나라의 졸린 종텐.

p.s. 글을 쓰고 나서 읽어보니, 횡설수설 하는 게, 글에서 졸음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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